“영어 공부는 듣기에서 시작됩니다”

Joanne Kim 교수(Trinity International University & Trinity Graduate School)


영어의 영역은 일반적으로 4가지로 나뉩니다. 듣기(listening), 말하기(speaking), 읽기(reading), 그리고 쓰기(writing)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영어 듣기(listening)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 듣기의 특징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 문장이나 단어를 들었을 때 처음에 이해가 안 가면 그 문장이나 단어를 백 번 더 들어도 안 들린다는 사실입니다. 쉽게 비유를 들자면, 우리가 전혀 모르는 동남아 혹은 아프리카 오지의 방언을 들을 때 그 의미가 이해가 안 간다며 같은 문장을 백 번 더 들어도 안 들리는 건 마찬가지인 것처럼, 영어도 내가 모르는 의미의 단어나 어휘, 문장은 수백 번 들어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간혹 “귀가 뚫린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표현이 “어느 한 시점이 되면 갑자기 영어 듣기가 된다”라는 뜻이라면 저는 이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안 들리던 단어나 어휘, 문장이 들리게 되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우선 이해가 안 가는 문장의 단어, 어휘 등의 의미를 사전이나 누군가가 알려 줘서 의미를 먼저 머리로 이해한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 원어민이 본능적으로 사용하는 연음 때문에 휘리릭 지나가는 표현을 분해해서 그 단어나 어휘를 어떻게 연음으로 발음하는지 알게 된 후에 들리는 경우입니다. 쉽게 말해, 문장을 공부해서 알고 의미를 이해해야만 안 들리던 문장이 들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겪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박사 과정을 하면서 중간중간 몇 개의 시험 관문을 통과할 때마다 저와 함께 공부하던 동기들이 시험을 앞둔 제게 해준 말 중 가장 많이 들은 말이 “I’m rooting for you!” 입니다. 우리는 I, am이란 단어도 알고, root도 알고 for, you도 알지만,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root for someone이란 표현이 “누군가를 응원한다”라는 의미임을 알고 있지 않으면 절대로 이 문장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예는, 원어민이 무슨 말을 하다가“Otherwise, I would have been there”라고 할 떄 이 문장의 단어들은 대부분 아는 단어이며, 만약 한 단어 한 단어 원어민이 발음해 주었다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원어민이 일상에서 배려 영어를 쓰지 않고 휘리릭 말해 버리면 그냥 “우르르” 정도로 들리면서 도저히 뜻을 알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럴 경우 would have been은“우드/해브/빈”이 아니라“우르 빈”처럼 들린다는 것을 배우고 그 발음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영어 듣기의 두 번째 특징은, 들려야 말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말하기(speaking)보다는 듣기(listening)가 먼저란 뜻이죠. 이것은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위의 영어 클래스를 보면 회화 공부라 해서 원어민과 free talking을 오랜 기간 한다거나, 리스닝보다는 말하기에 포커스를 두는 영어 공부를 많이 합니다. 듣기를 중점을 둔 클래스를 본 기억이 많지 않습니다.

또 어떤 영어 강사는 영어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듣기이니 소리가 들려야 하겠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언어는 귀로 듣는다기보다는 뇌로 듣는다는 표현이 맞다고 봅니다. 내가 머리로 이해하는 만큼만 들리기 때문이죠. 이런저런 방식의 공부가 영어 공부 전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말하기 전에 혹은 말하기와 함께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 바로 듣기입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가끔 듣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미국에 온 제 여동생도 해준 이야기입니다. 영어 공부를 매일 열심히 해서 원어민을 만나면 이런저런 말을 해야겠다고 열심히 말하기를 공부합니다. 드디어 기회가 찾아와서 원어민에게 외운 문장으로 말을 겁니다. 그러면 그 원어민은 이 외국인이 영어를 꽤 잘한다고 생각하고 휘리릭 지나가는 말로 대꾸합니다. 그러고  나면 거기서 대화 끝! 다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는 경험담을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대화라는 게 듣고 말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영어는 반드시 듣기가 먼저 이루어지거나 듣기 말하기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듣기 공부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좋은 방법은, 정해진 분량의 원어민 말을 듣고 받아쓰기(dictation) 즉 문장을 여러 번 반복 플레이를 해서 한 단어 한 단어를 받아쓰고 그 의미를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대본을 보면서 내가 어느 부분이 안 들렸고 어느 부분은 들렸지만, 그 표현을 모르고 있어서 이해를 못 한 것인지, 익숙하지 않은 연음 때문에 안 들린 것인지 등을 공부한 후에 다시 들어 보는 방법입니다. 물론 일일이 받아 쓰는 대신 영상의 자막을 틀어놓고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과정은 같습니다. 자막을 일시 정지(pause)하고 단어와 어휘를 다 이해한 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야 하며 이 방법도 반복 시청을 해야만 머리에 의미가 쉽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둘 중의 어떤 방법을 쓰든지 인내와 시간이 요구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듣기는 영어 회화의 가장 기본이고, 듣기 훈련은 지루하게 느껴지고 단시간에 효과가 안 보여도, 원어민이 말한 문장을 적고 분석해서 의미를 이해하고 다시 듣는 방법 외에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다른 지름길이 없습니다. 적어도 2~3년 이 방법을 연습하고 차츰차츰 난이도를 높이면서 처음에는 한국어로 일일이 해석하되, 점차 영상 영어의 수준을 높이면서 굳이 따로 한국어로 해석하지 않고 영어 그 자체로 이해해 가는 방법을 쓰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 편집자 주: 김조앤 교수는 일리노이 96 학군에서 ELL assistant teacher와 동시 통역사, 그리고 College of Lake County에서 ESL assistant teacher로 일했다. 현재 트리니티 대학과 대학원에서 리더십 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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