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의 개종, 미켈란젤로 프레스코화
사울의 개종, 미켈란젤로 프레스코화

예수쟁이 잔당을 처리하러 가던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로부터 부름을 받은 후 그는 “모든 것을 잃어 버리고 배설물로 여겼다”고 했다. 

그는 지식으로나 가문으로나 혹은 지위로 보아도 얼마든지 부요하고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었음에도 고백하기를,“여러 번 여행에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후 11:26-27)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풍부”(빌 4:18)하다며,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기를 배웠기에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다고 했다.

굶주리면 허기지고, 마시지 못하면 목이 타고, 헐벗으면 춥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허기질수록 눈에 보이는 것은 맛있는 음식이며, 목마를수록 마실 것을 애타게 구하게 되며, 냉방에서 어찌 온기를 구하지 아니하랴! 세상에 이러한 고난이 좋아서 스스로 취하는 사람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보호가 우선이다. 배고프면 먹을 것이 우선이고 헐벗으면 입을 것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 이 모든 것이 채워지더라도, 더 소유하고 싶고 더 많이 확보하려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갓난아이들을 보아도 그렇다. 한 손에 먹을 것을 쥐고 있으면서도, 또 다른 먹을 것이 보이면 다른 한 손을 내미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그런데 바울 사도는 왜 사람의 본능조차 외면하고 가는 곳마다 해만 당하며 살았을까? 피할 수 있었겠지만 생명을 잃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왜 자신의 사명만 고집했을까? 고상한 직업을 가지고 얼마든지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왜 스스로 노동하며 장막 짓는 사람들과 품팔이를 하며 어렵고 고된 삶을 살아야만 했을까? 직위 여하를 막론하고 세상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보면 정신이상자 취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바울이 베스도 왕으로부터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은 것처럼(행 26:24).

그러나 바울은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큰 비밀과 보화를 소유하고 있었다. 첫째, 그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힘을 소유하고 있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빌 4:13)는 놀랍고도 확실한 힘이다. 둘째, 하늘의 시민권을 소유했기 때문이다. 이 시민권은 구원하시는 자 곧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면서, “그가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케 하실 수 있는 자의 역사로 우리의 낮은 몸을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케 하시리라”(빌 3:20-21)는 영생의 시민권이다. 셋째, 그는 “그리스도의 마음”(고전 2:16)을 소유했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련하게 보이는 마음이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하나니 저희에게는 미련하게 보임이요 또 깨닫지도 못하나니 이런 일은 영적으로라야 분변함이니라”(고전 2:14)는 말씀처럼.

우리는 주께서 맡기신 사역을 하면서 가끔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받을 때가 있다. 우선 세상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사업을 하려면 일단 영리를 위해 계획하고 실행해야 하지만 선교 사역은 그렇지 않다. 이익이 있거나 없거나, 주님께서 맡기신 사역이기에 실행을 우선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던 문서 선교가 그러했다. 마치 “식물을 물위에 던지라”(전 11:1)라는 말씀처럼 막연하고 정처없이 선교지를 뿌리기만 했던 일, 그 엄청난 의료비 감당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계산이나 타산도 하지 못하고 시작했던 기독의료상조회 사역, 날마다 치솟는 의료비와 일반 의료보험료를 직시하면서도 20여 년이 넘도록 회비 인상 없이 그 많은 환자들과 나눔 사역을 하고 있는 일, 그리고 환자들의 회복을 위한 쉼터 운영 등.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오직 영리를 목적으로 이 모든 사역을 하고자 했다면 시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단지 이러한 일들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갖도록 하셨기 때문으로밖에 다른 이유를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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