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와 신앙 (5)

오승원 목사(콩코디아 신학교 선교학 박사 과정)


선교의 하나님은 이 땅에 예수님을 보내셨다. 여러 성경 구절들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 세상 가운데 오신 이유와 목적들을 이해할 수 있다(마 20:28, 요 1:18; 14:9, 롬 5:8, 요일 3:8, 딛 1:2). 특히 마태복음 12장 17-21절은 예수님의 선교적 미션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정체성, 선교 사역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와 방향, 그리고 그러한 사역을 어떠한 자세로 감당하실지에 대한 의미를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이번 호에는 ‘여호와의 종’으로서 예수님의 선교적 정체성과 중심성을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예수님은 자신을 가리켜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할 ‘여호와의 종’으로 인식하셨다. 예수님의 구원 사역은‘여호와의 종’으로서 하나님의 정의와 심판을 선포하는 것이며, 이를 실천하면서 진리 안에서 온유함과 신실함으로 감당하실 것임을 말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예수님의 선교적 미션이 열방 가운데로 퍼져나갈 것을 말씀하고 있다(마 12:21). 더 놀라운 것은 마태는 이사야서 42장 1-9절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러한 예수님의 선교 사역이 800여 년 전에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예언된 하나님의 약속 성취임을 말하고 있다. 

이사야서에는 ‘여호와의 종’에 대한 네 개의 노래(the four servant songs)가 언급되고 있다(사 42:1-9, 49:1-13, 50:4-11, 52:13-53:12). 물론 여호와의 종에 대한 해석을 두고 많은 신학적인 논쟁과 이견이 존재한다. 신학자들 사이에서는 여호와의 종이 이스라엘 민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러 선지자 중 한 사람(이사야)으로, 바벨론의 왕이었던 고레스, 또는 메시아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마태를 비롯하여 예수님을 믿고 따랐던 수많은 사람과 신약성경의 저자들은 이사야서에서 예언하고 있는 그 메시아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명백히 증언하고 있다. 이사야서를 통해 예언된 하나님의 선교사역을 온전히 감당한 사람은 예수님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없었다(요 14:6, 행 4:12).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이스라엘 백성을 택하셔서 이방의 빛으로 삼고자 하셨다. 이스라엘 가운데 행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의 능력과 일하심을 통해 열방을 구원하기를 원하셨지만,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적 목적과 의도를 깨닫지 못하였고, 결국 실패의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오스왈트(John N. Oswalt)는 “깨어지고 타락한 이스라엘이 어떻게 하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약속하신 ‘여호와의 종’으로서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선교적 미션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The Book of Isaiah, 52). 이 말은 곧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하나님의 영광과 구원을 열방 가운데 증거하며, 하나님의 백성을 구속할 수 있는 분은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님의 ‘여호와의 종’으로서의 인식은 자기 뜻과 목적을 성취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의도와 목적에 따른 종으로서 온전히 순종하는 선교적 삶을 살 수 있게 한 근본적인 원동력이었다.

예수님은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보냄을 받은 것처럼 우리를 선택하시고, 부르시며, 우리 각자가 처해 있는 선교의 현장으로 보내신다. 하지만 너무도 자주 우리는 예수님의 종으로서의 정체성을 잊고 살아간다. 예수님의 의도와 목적을 살피고, 그분의 뜻을 따르는 충실한 종으로서 사는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 삶의 원 안에 예수님을 중심점으로 삼고 살아가기를 거부한다. 우리 삶의 선교 현장에서 우리 자신이 왕이 되고자 한다. 예수님의 의도와 목적을 드러내기보다 나 자신의 업적과 성취를 사람들 앞에 내세우고 자랑하고 싶어 한다. 

예수님은 자기 뜻을 행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려고 이 땅에 오셨다고 말씀하셨다(요 6:38). 예수님은 몸소 참된 여호와의 종으로 사는 삶을 통해 하나님께서 목적하신 선교적 삶과 사역을 온전히 성취하셨다. 끝으로 예수님의 선교적 삶과 사역으로 부르심을 받고 살아가는 각 사람이 예수님의 순전하고 신실한 종으로서 정체성을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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